서문
우리는 사람들의 바다에서 이리저리 표류하며 끝없이 외롭다고 느낀다.
"외로움의 치료제는 고독이다"
우리 스스로 자신 안에 무한한 세계를 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자각하고, 홀로 있을 때도 만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화는 지식을 풍성하게 해주지만, 고독은 천재를 키우는 학교"
이 선집에는 여러 역사적인 인물들이 겪고 쓴 고독한 생활을 이해하는 방식과, 고독이 베푸는 혜택을 권하는 글들이 담겨 있다.
호수가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나는 자연과 하나가 되어 기묘한 해방감을 느끼며 마음대로 돌아다닌다.
말하자면 나에겐 나만의 해와 달과 별들, 나만의 작은 세상이 있는 셈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자연 속에서 가장 달콤하고 다정하며, 가장 순수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친구를 발견할 수 있다.
자연에 살면서 모든 감각을 고요히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해로운 우울증이 찾아올 수 없다.
내가 사계절을 벗 삼아 그 우정을 즐기는 한 그 어떤 것도 내 삶을 짐스럽게 할 수 없다.
나는 봄 가을에 오랫동안 폭풍우 칠 때가 가장 즐거웠다. 그런 날엔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 좀처럼 그치지 않는 바람 소리와 빗소리로 마음을 달랬다.
우리는 대개 방 안에 혼자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때 더 외롭다. 사색하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 항상 혼자다.
평범한 사교의 값어치는 너무 싸다. 우리는 너무 자주 만나는 바람에 서로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획득할 시간도 확보하지 못한다.
내 집에는 친구가 아주 많다. 특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아침에 더 그렇다.
마치 저토록 요란하게 웃어대는 호수의 저 아비새가 외롭지 않으며 월든 호수가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목장에 핀 한 송이 현삼이나 민들레, 콩잎, 괭이밥, 등에 그리고 뒤영벌이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밀브룩이나 풍향계, 북극성, 남풍, 4월의 봄비, 정월의 해동, 그리고 새로 지은 집에 처음 나타난 거미.... 이런 모든 것이 외롭지 않듯 나도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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